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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미술사

1900년대의 한국 회화, 전통 화파

by 티모테오92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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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한국의 전통 회화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조선 말까지 유행했던 남종화는 일본 회화의 영향을 받아 변모했고
일본을 통해 전해진 서양 회화가 주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특히 1921년에 조선미술전람회가 창설된 후 입상작들이 일본 심사위원의 입맛에 맞춰 그려졌기 때문에
한국 회화를 일본화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전통 회화라고 할 수 있는 미술 사조는 일제 강점기가 끝난 1950년대 들어서야 조금씩 나타날 수 있었다.





1. 1950년대

해방 후 사회적 기반을 쌓고 전통을 회복하는 데 힘써야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6.25를 겪게 된다.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전통 회화를 살리려는 수많은 미술 단체가 생겨나고 또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한편 일부 화가는 일본 화풍을 극복하기 위해 색을 없앤 본연의 수묵화로 돌아가서 선으로만 대상을 표현하는 선묘화를 그렸다.





2. 1960년대

서양 화파가 다양한 단체를 통해 발전했듯 전통 화파도 50년대 말부터 모임을 결성한다.

 

 


a. 백양회

1957년 동양 화가들이 만든 단체로 이 시기 전통 화가로만 이루어진 단체는 백양회가 유일했다.

1950~1960년대 많은 미술 단체들처럼 국전이라고 불린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심사 기준과 운영 기준을 강하게 비판했고
자연스럽게 백양회에 소속된 화가는 국전과 다른 독창적이고 개성이 반영된 그림을 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통화만을 고집하기보단 시대 흐름에 맞춰 현대미술 경향을 수용하는 뱡향으로 발전한다.

백양회는 해외 전시를 통해 이때까지 통용되던 동양화 대신 한국화라는 이름을 찾았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를 가진다.

 

 


b. 묵림회

서울대학교 미술 동문을 주축으로 결성된 한국화 단체였다.

백양회와 다른 점은 필법이나 묵법에서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기보단 전통 재료를 사용해서 추상화를 그리거나, 

서양화 재료를 사용해 고전 양식의 그림을 그리는 등 규칙을 깬 새로운 한국화를 그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묵림회를 시작으로 대학 동문 단체가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전통화와 서양화를 한데 어우르며 자칫 정체되어 사라질 수 있었던 한국 미술의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되었다.





3. 1970년대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에서 발전한 실경산수화가 부활한다.

여기에 서양화가 유입되면서 사경 산수화라는 새로운 형태가 나타나는데,
사경산수화란 산 좋고 물 좋은 자연 풍경이 아닌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 풍경을 그린 그림을 뜻한다.

실경산수화가 전국에 이름난 산을 떠돌며 아름다운 산세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고 느낀 점을 화폭에 표현하지만
사경 산수화는 익숙한 풍경을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4. 1980년대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서양 화단의 현대 미술과 비슷한 결을 가지고 발전하는 한국 화단 속에서
전통적인 수묵화를 되찾고자 하는 운동이 시작된다.

수묵화 운동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운동은 대표적으로 두 개 사조가 존재했다.

 

 

 

a. 채묵

1980년대 말이 되면 계속된 미국 회화의 영향 아래 한국 화단은 우리나라 고유의 미술에 대해 고찰하는데 

결국 조선 시대 유행했던 수묵화가 부활한다.

다만 먹의 농도를 조절해 색을 표현하던 과거 채색법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먹에 다채로운 색을 더해 채묵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한다.



b. 민중미술

민중미술은 당대 미술가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에만 집착한다는 비판에서 탄생했다.

노동자의 인권 보장, 독재정권에 대한 반발, 민주주의의 도입, 통일 등 한국 현대 사회의 문제를 그림으로 녹여내는 데 집중했는데
당연히 문제의 시발점인 일본과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으로 인해 각 나라에서 전해진 미술 사조에도 반대했다.

그야말로 '민중'에게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고가의 대형 작업보다 판화처럼 제작비가 적게 들며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법을 사용했다.
투쟁과 계몽의 의미를 담은 플래카드나 실크스크린 작품도 많이 제작됐다.

특히 이 시기 민중미술가는 생각하는 바를 예술로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동자 대상의 미술 교육을 실시하거나 노동 인권 신장 운동에 참여하는 등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1990년대

80년대 일련의 민주화 운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작용을 일으키자 독재 정권이 물러나며 90년대를 맞이하게 된다.
민주주의가 대두되면서 80년대 등장한 민중 미술과 사회적 예술 운동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특히 IMF 직전까지 경제 성장과 물질적인 풍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80년대 말부터 미술 분야의 해외 유학이 크게 늘었는데 90년대 한국으로 돌아와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전통미술과 서양화의 경계가 모호한 다양한 사조가 등장하는데
전통 화단도 한 가지 사조가 두드러지게 유행하기보다 화가 저마다의 개성에 따라 그동안 한국 역사 속에 등장한 모든 기법이 공존하게 된다.

 

 


a. 수묵화

전통 재료인 먹을 사용해 그렸지만, 고전적 주제인 자연을 실제에 가깝게 표현하기보다
화가가 생각하고 느낀 바를 그리는 추상적 표현이 훨씬 강해졌다.

특히 송수남을 필두로 수묵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현대 미술의 간결한 형태와 결합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서세옥 외 몇몇 화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점과 여백으로 주제를 표현하는 훨씬 파격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b. 채색화

먹으로 그린 바탕에 색을 덧입히는 채묵과 지난 세대에 비해 원색에 가까운 채색이 크게 늘었다.

 

 


c. 사경산수화

1970년대에 등장한 사경 산수는 1990년대까지 꾸준히 존재했다.
특히 1990년대를 기점으로 이전과 크게 달라진 우리 주변의 모습이 사경 산수화를 촉진했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사경 산수화였지만 훗날 서양화와 결합하여 선과 채색이 변형된 일러스트로 발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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